국내 배터리 3사가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2021년 70%에 달하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2024년 45.1%까지 하락했고,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49.7%로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엔트리급 전기차 수요가 늘고, 이들 차량에 적합한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빠르게 체택되면서 K배터리의 입지는 흔들렸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경기 사이클 탓이 아닌 ‘전략 실패’의 결과로 보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LFP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이 낮은 보급형 제품”이라는 인식 속에서, 삼원계(NCM) 위주의 고성능 배터리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나 시장은 주행거리가 아닌 가격과 안정성을 선택했다. 특히 2021년 코나EV·볼트EV의 리콜 사태 이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에너지 밀도보다 안정성과 원가 절감이 가능한 배터리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유럽법인 적자 전환…삼성SDI 1분기 248억 적자, LG엔솔 연매출 5조원 증발
실적은 그 전략 실패를 여실히 드러낸다. 삼성SDI(최주선 대표) 헝가리 법인은 2025년 1분기 매출 1조1602억원, 순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조523억원, 229억원 순이익) 대비 매출이 약 43% 줄고,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김동영 대표)의 유럽법인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023년 유럽 매출은 약 12조원 규모였지만, 2024년에는 7조원으로 5조원이나 증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폭(각 1조원 안팎)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K배터리 3사의 전체 글로벌 실적 중 유럽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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