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단속 여파… 단기체류 비자 체계, 구조적 한계 드러내

본질적인 문제는 조선업의 파견 구조 자체가 대규모 인력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접, 도장, 기자재 설치, 품질 검사 등은 대부분 협력사와 하도급을 통해 운영되며, 실제 한 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한국계 인력만 수십 명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현행 이민법 체계는 이들을 한꺼번에 장기 파견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L1이나 E2 주재원 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법인을 요구하며, 하청 구조의 파트너사 인력까지 포괄적으로 비자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본문 중에서]
본질적인 문제는 조선업의 파견 구조 자체가 대규모 인력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접, 도장, 기자재 설치, 품질 검사 등은 대부분 협력사와 하도급을 통해 운영되며, 실제 한 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한국계 인력만 수십 명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현행 이민법 체계는 이들을 한꺼번에 장기 파견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L1이나 E2 주재원 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법인을 요구하며, 하청 구조의 파트너사 인력까지 포괄적으로 비자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본문 중에서]

2025년 9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는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던 한국 기업들에게 경고음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이번 사태로 단기체류 비자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고, 특히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던 기업들에게는 일정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단기 체류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한 한국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현장 작업에 투입되었다는 데 있다. ESTA(전자여행허가)나 B1(단기상용비자)는 미국 법령상 ‘상업적 상담’이나 ‘비노동성 출장’ 목적에 한정되지만, 일부 기업이나 협력업체가 해당 비자를 활용해 기자재 설치, 품질 검사 등 현장 노동에 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체류 자격 위반을 문제삼으며 단속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K-조선(한화그룹·HD현대·삼성중공업)의 단기 대응

한화큐셀은 사태 직후, 미국 단기 출장자 일부에 대해 전면 재택근무 전환 지시를 내리며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미 장기체류 인력에 대해서는 H-1B나 E-2 비자 체계를 갖추고 있었고, 주요 협력업체 역시 현지 파트너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한화오션은 대응 수준이 더 높았다.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 파견된 50명 이상의 전문 인력 전원이 정식 워킹비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파견 전부터 신원조회와 비자 리스크 검토를 마쳤다. 조선소 현대화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전문 기술 인력 중심의 파견 체계를 이미 정비해두었기에 단기 체류자 문제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구조다.

반면,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은 아직 본격적인 착공이나 파견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지만, 향후 리스크 노출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사전 대응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는 현재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및 미국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며, 향후 설비 개선과 시운전 단계에서 본사 기술 인력의 장기 파견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지난 6월 HD현대는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의 조선소에 엔지니어 10여 명을 단기 파견해 생산성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1~2주 단기 체류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향후 정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기자재 설치, 품질 관리,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복수 협력사의 장기 인력이 필요한 공정이 대거 투입된다. 이는 현 체류 자격 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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